혹시 요즘 스마트폰으로 뭘 검색했는지, 어떤 앱을 썼는지, 또는 어디에서 뭘 샀는지 옆자리 동료가 훤히 다 안다고 생각해보셨나요? 상상만 해도 등골이 오싹하죠. 우리는 보통 이런 데이터 감시를 떠올리면 ‘빅테크 기업’을 먼저 생각하기 마련입니다. 개인 정보를 털어 광고에 쓰고, 나도 모르게 내 행동을 분석하는 그들의 그림자에 질색팔색하곤 하죠.
온라인 프라이버시, 잊혀진 구닥다리 이야기가 아니었다?
그런데 말이죠, 이런 개인 정보 침해의 ‘원조 강자’가 사실은 따로 있었다는 이야기, 들어보셨나요? 바로 ‘정부’입니다. 미국의 디지털 권리 비영리 단체 EFF(Electronic Frontier Foundation)의 신디 콘(Cindy Cohn) 이사장이 최근 회고록 『Privacy’s Defender』를 통해 던지는 메시지가 바로 이것인데요. 그녀는 사람들이 정부의 온라인 감시 이야기를 하면 ‘구닥다리 아저씨’처럼 볼까 봐 걱정했다고 합니다. 90년대 인터넷이 막 태동하던 시절, 시민운동가들이 가장 먼저 우려했던 게 바로 정부의 온라인 사찰이었으니까요.
실제로 EFF의 초창기 변호사이자 오랜 리더였던 신디 콘은 인터넷 초기부터 정부의 감시가 어떻게 우리 삶에 스며들었는지 두 눈으로 똑똑히 목격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대중의 관심은 정부의 ‘인터넷 남용’에서 ‘빅테크 기업의 해악’으로 완전히 넘어가 버렸다는 거죠. 마치 ‘정부 감시’는 이미 해결된 옛날이야기처럼 말이죠. 저도 그랬고요.
정부의 감시 레이더, 이제 빅테크를 등에 업다
하지만 역사는 돌고 돈다고 했던가요? 신디 콘 이사장은 최근 특정 행정부의 등장으로 이 ‘구닥다리’ 이슈가 다시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고 지적합니다. 이들은 대규모 이민자 추방 작전을 펼치면서 첨단 기술을 적극적으로, 심지어 노골적으로 악용하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거리의 감시 카메라부터 소셜 미디어까지, 모든 디지털 흔적을 추적하며 대중의 온라인 프라이버시를 위협하는 거죠.
더 충격적인 건, 과거 정부는 이런 감시 활동을 ‘은밀하게’ 추진했지만, 최근에는 ‘매우 공개적으로’ 일을 저지르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 뻔뻔함 덕분에 우리는 한 가지 불편한 진실을 똑똑히 보게 됐습니다. 바로 오늘날 정부의 감시가 빅테크 기업의 플랫폼에 얼마나 깊이 의존하고 있는지 말이죠. 페이스북 같은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 특정 사용자의 신원 공개를 요구하고, 애플 같은 앱스토어 운영자에게 불리한 앱을 삭제해달라고 요청하는 등, 빅테크가 정부 감시의 든든한 조력자 역할을 하고 있는 셈입니다.
EFF는 이런 움직임에 맞서 싸우고 있습니다. 정부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이민세관집행국(ICE) 비판자들을 색출하려 했지만 번번이 실패하자, EFF는 ICE 활동을 추적하고 정보를 익명으로 공유할 미국인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소송을 제기하고 지원하고 있습니다. 과거 수많은 선구자와 해커들이 법정에 서서 복잡한 기술 개념을 판사들에게 이해시키며 온라인 프라이버시의 기준을 세웠던 것처럼 말이죠. 하지만 정부 역시 ‘국가 안보’라는 명분 아래 전문가 집단을 양성하고 더 많은 소환권을 쥐려 하면서, 현재 우리가 두려워하는 권력 남용의 길을 닦아왔다는 것이 신디 콘의 시선입니다.
에디터의 시선
이 기사를 읽으면서 한 가지 질문이 머릿속을 맴돌았습니다. 우리는 늘 빅테크 기업의 데이터 독점과 사생활 침해를 경계하지만, 정작 그들의 기술이 ‘국가 안보’라는 이름으로 우리를 감시하는 데 쓰일 때는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할까요? 신디 콘의 회고록이 다시 주목받는 지금, 당신의 온라인 발자취를 정말로 누가, 그리고 어떤 목적으로 탐하고 있는지 진지하게 들여다볼 때가 아닐까요? 이쯤 되면, 빅테크는 오히려 정부 감시의 편리한 ‘도구’가 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