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AI, 진짜 병목은 수술실 ‘혼돈’에 있었다: Akara의 통찰

AI가 의료 산업에 가져올 미래는 늘 뜨거운 감자였습니다. 정교한 진단 로봇, 환자 맞춤형 치료법 제안 등 화려한 청사진이 지배적이죠. 하지만 여기, 매일 병원의 재정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히는, 그러나 흔히 간과되던 ‘수술실 운영 효율성’이라는 숨겨진 문제에 AI의 날카로운 칼날을 들이댄 스타트업이 있습니다. 테크크런치 AI 에디터 러셀 브랜덤이 Akara의 공동 창립자이자 CEO인 코너 맥긴과 나눈 대화를 통해, 이 회사가 어떻게 AI와 열 센서로 병원의 ‘항공 관제탑’ 역할을 수행하며 의료 시스템의 비효율을 혁신하는지 깊이 있게 살펴보겠습니다.

수술실의 숨겨진 비효율, Akara가 꿰뚫다

수술실은 고도의 정밀함과 속도가 요구되는 공간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매일 2~4시간에 달하는 운영 시간이 비효율로 인해 허비되고 있습니다. 수술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수동적인 스케줄링, 혼란스러운 조율, 그리고 다음 수술 준비에 대한 막연한 예측 등 ‘수술 사이의 모든 것’에서 발생하는 문제입니다. 이는 곧 병원의 막대한 손실로 이어집니다. Akara는 이 지점에서 기회를 포착했습니다. 이들은 열 센서와 AI를 활용하여 수술실을 ‘실시간으로 관제’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마치 공항의 관제탑이 수많은 항공편을 효율적으로 조율하듯, Akara의 솔루션은 수술실의 준비 상태, 인력 배치, 장비 동선을 최적화하여 이러한 비효율의 늪에서 병원을 구원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합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열 센서’의 활용입니다. 일반적인 카메라와 달리 열 센서는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하지 않으면서도 수술실 내의 활동 패턴과 점유율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이는 의료 현장에서 AI 솔루션 도입 시 가장 큰 걸림돌 중 하나인 사생활 보호 문제를 영리하게 회피하며, 기술 수용성을 극대화하는 전략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지속가능한 의료 혁신을 위한 Akara의 전략

Akara의 여정은 흥미로운 전환점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청소 로봇 개발에 집중했지만, 시장의 진정한 필요를 파악하고 ‘앰비언트 센싱’ 기반의 수술실 효율화 솔루션으로 과감히 피봇했습니다. 이는 문제를 재정의하고 본질적인 가치에 집중한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영국 NHS(국민보건서비스)의 엄격한 검증 과정을 통과하며 쌓은 신뢰는 미국 병원 시장으로 진출하는 강력한 발판이 되었습니다. 의료 분야에서 새로운 기술이 성공적으로 안착하려면 신뢰와 검증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는 대목입니다.

테크크런치 팟캐스트에서 언급된 중요한 인사이트 중 하나는 ‘의료 로봇 도입의 진짜 병목 현상은 로봇 자체가 아니라 인프라’라는 점입니다. 아무리 고도화된 로봇이 개발되어도, 이를 운영하고 데이터를 통합하며 기존 시스템과 연동할 수 있는 인프라가 미비하다면 무용지물입니다. Akara는 바로 이 인프라 문제를 AI 기반의 관제 시스템으로 해결하며, 의료 로봇이 잠재력을 온전히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향후 5년 내 간호 인력의 40%가 이탈할 수 있다는 예측은 자동화의 중요성을 더욱 부각시킵니다. AI는 단순히 인력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부족한 인력을 보완하고 의료진이 환자 본연의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강력한 조력자가 될 것입니다.

에디터의 시선

AI가 가져올 미래를 논할 때, 우리는 종종 거대한 기술적 도약과 혁신적인 치료법에만 시선을 고정하곤 합니다. 하지만 Akara의 사례는 AI의 진정한 가치가 ‘일상의 숨겨진 비효율’을 찾아내고, 이를 섬세하면서도 실용적인 방식으로 해결하는 데 있다는 것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수술실 운영이라는, 어찌 보면 지루하게 들릴 수 있는 영역에서 연간 수백억 원의 비용을 절감하고 환자 안전을 증진시킬 수 있는 잠재력은, 화려한 진단 AI 못지않게 중요합니다.

이 사례는 몇 가지 중요한 시사점을 던져줍니다. 첫째, AI 도입의 ‘진짜 문제’를 정의하는 통찰력입니다. 많은 기업이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할 때, Akara는 ‘해야 하는 것’에 집중했습니다. 의료 현장의 고질적인 병목 현상을 파악하고, 기술을 통해 이를 정면 돌파하는 전략은 여타 AI 스타트업들에게 큰 영감을 줄 것입니다. 둘째, 프라이버시와 기술 수용성의 균형입니다. 열 센서의 활용은 의료 분야에서 데이터 기반 AI 솔루션이 안착하기 위한 현실적인 해법을 제시합니다. 민감한 정보를 다루는 환경에서 기술이 어떻게 인간 중심의 가치를 지켜나갈 수 있는지 보여주는 모범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인프라의 중요성입니다. 아무리 뛰어난 로봇이나 AI 모델이 개발되어도, 이를 구동하고 기존 시스템과 유기적으로 연결할 수 있는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으면 그 효과는 미미할 수밖에 없습니다. Akara는 AI를 통해 이 인프라의 ‘조율자’ 역할을 수행하며, 의료 로봇이 비로소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간호 인력난이 심화되는 현실에서, AI가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의료 시스템의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는 핵심 파트너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전망은 더 이상 미래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Akara의 ‘병원 관제탑’ 모델은 의료 AI가 나아가야 할 실용적이고 영향력 있는 방향을 제시하며, 우리의 기대를 한층 높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