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 구글의 새로운 AI 게임 생성 툴 ‘프로젝트 지니(Project Genie)’ 발표 직후 게임 업계에 전례 없는 주가 폭락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Take-Two Interactive, Roblox, Unity와 같은 주요 게임 기업들의 주가가 하루 만에 최대 24% 넘게 급락하며 시장에 큰 충격을 주었는데요. 이는 단순한 기술 발표를 넘어, AI가 게임 산업의 미래와 비즈니스 모델에 미칠 잠재적 영향에 대한 시장의 극명한 불안감을 반영한 것으로 보입니다.
AI 혁신, 시장의 양가감정
구글의 ‘프로젝트 지니’는 사용자가 프롬프트 입력을 통해 대화형 경험을 생성할 수 있는 AI 도구입니다. 언뜻 보기에 게임 개발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창작의 지평을 넓힐 혁신적인 도구로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시장은 즉각적으로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Take-Two의 주가는 7.93%, Roblox는 13.17%, 그리고 게임 개발 엔진의 핵심인 Unity는 무려 24.22%나 급락했습니다. 이는 AI 기술이 가져올 잠재적 효율성 증대보다는, 오히려 기존 산업 구조의 붕괴 가능성과 저작권 문제, 그리고 인력 감축에 대한 우려가 시장에 더 크게 작용했음을 시사합니다.
실제로 구글 딥마인드(DeepMind)의 디에고 리바스(Diego Rivas)는 지니3 모델이 “주로 웹의 공개 데이터”와 “20만 시간 이상의 공개 인터넷 게임 영상 데이터”로 학습되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기존 예술가 및 창작자들이 생성형 AI에 대해 제기해온 저작물 도용 논란과 AI의 막대한 전력 소비, 그리고 창작물 품질에 대한 우려를 게임 업계에도 고스란히 옮겨 놓는 발언이었습니다. 많은 게임 개발자들은 이미 생성형 AI가 기존 작품을 무단 도용하여 ‘AI 슬롭(AI slop: AI가 만든 저품질 결과물)’을 양산할 수 있다는 회의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직은 미완성인 ‘지니’, 그러나 위협적인 미래
현재 ‘프로젝트 지니’의 버전은 몇 가지 명확한 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최대 60초 길이의 대화형 경험만을 만들 수 있으며, 점수, 목표, 심지어 사운드조차 없습니다. 경주로가 갑자기 잔디로 변하는 것과 같은 이상한 오류나 불일치도 발생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니로 만든 결과물을 언리얼 엔진(Unreal Engine)이나 유니티(Unity)와 같은 기존 게임 개발 툴에 연동하여 사용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제가 직접 프롬프트를 통해 마리오나 젤다와 유사한 세계를 만들어 보았을 때, 닌텐도 게임을 어설프게 흉내 낸 듯한 모습이었고 원작이 주는 재미나 플레이 가능성은 전혀 느낄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이미 대량 해고의 물결로 고통받고 있는 게임 업계에서 ‘프로젝트 지니’는 테스트나 콘셉트 구상과 같은 업무를 대체할 수 있는 잠재력을 보여줍니다. 엘론 머스크(Elon Musk)는 “내년에 개인에게 맞춰진 실시간 고품질 쇼와 비디오 게임”을 약속했고, 팀 스위니(Tim Sweeney) 에픽게임즈 CEO는 “엔진 중심 AI와 월드 모델 중심 AI가 최대의 효과를 위해 결합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 메타 CEO 역시 AI가 게임을 “더 몰입감 있고 상호작용적”으로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비록 메타가 최근 VR 게임 스튜디오를 폐쇄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나온 발언이지만, 이러한 거물급 CEO들의 발언은 AI가 게임 개발의 미래를 바꿀 것이라는 확신을 보여줍니다.
에디터의 시선: AI 게임 시대, 인간의 역할은?
이번 구글 ‘프로젝트 지니’ 발표와 그에 따른 게임 기업 주가 폭락은 AI가 기술 개발 단계를 넘어 실제 산업 전반에 미칠 파급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시장은 AI가 가져올 효율성과 생산성 향상이라는 긍정적 측면보다, 단기적으로는 일자리 감소와 기존 비즈니스 모델의 붕괴 가능성이라는 부정적 측면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습니다. 특히 유니티와 같은 핵심 개발 툴 기업의 주가 하락은 AI가 기존 개발 생태계를 근본적으로 흔들 수 있다는 위기감을 드러낸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물론 현재 ‘프로젝트 지니’는 ‘게임’이라기보다는 ‘상호작용 가능한 경험’ 생성 툴에 가깝습니다. 진정한 재미와 몰입감, 그리고 완성도 높은 게임 플레이를 제공하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멉니다. 하지만 AI 기술의 발전 속도를 감안할 때, 이러한 한계는 예상보다 빠르게 극복될 가능성이 큽니다. 문제는 AI가 게임 개발의 ‘보조 도구’를 넘어 ‘대체 도구’가 될 경우, 게임 디자이너, 아티스트, 프로그래머, 테스터 등 수많은 인력의 역할이 재정의되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결국 AI는 게임 개발자들에게 양날의 검과 같습니다. 반복적이고 단순한 업무를 자동화하여 창의적인 작업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돕는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지만, 동시에 인간 고유의 창작 영역마저 위협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앞으로 게임 업계는 AI를 단순한 기술적 혁신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저작권, 윤리, 그리고 인간 창작의 가치라는 근본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AI 시대의 게임은 ‘누가’ 만들고, ‘무엇을’ 만들며, ‘어떻게’ 만들어질 것인가에 대한 깊은 성찰이 필요한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