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AI의 환경 발자국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으로 주목받았던 캐런 하오(Karen Hao) 기자의 블록버스터 도서 ‘Empire of AI’에서 중대한 오류가 발견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칠레 산티아고 인근 구글 데이터센터의 물 소비량이 ‘지역 전체 인구 소비량의 1,000배 이상’일 것이라는 주장이 단위 오해로 인해 무려 1,000배나 과장되었다는 것입니다. 이 충격적인 오보는 AI 기술의 환경 영향에 대한 논의에 새로운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AI 물 소비, 과장된 진실의 그림자
오류를 바로잡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이는 워싱턴 DC의 유효 이타주의(Effective Altruism) 단체 대표 앤디 매슬리(Andy Masley)였습니다. 매슬리는 ‘AI 물 문제는 가짜다(The AI Water Issue Is Fake)’라는 제목의 서브스택(Substack)을 통해 AI의 물 사용량에 대한 대중 매체의 수치와 수사에 의문을 제기해왔습니다. 그는 파티에서 챗GPT를 사용한다고 말하면 사람들이 ‘그것은 엄청난 에너지와 물을 사용한다’며 우려를 표하는 것에 놀랐다고 전했습니다. 이러한 일화는 대중이 AI의 환경 영향에 대해 얼마나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지를 보여주며, 부정확한 정보가 어떻게 여론을 형성하는지 여실히 드러냅니다.
데이터센터에 대한 지역 및 국가적 반대가 커지면서 그 환경 영향에 대한 우려도 증폭되었습니다. 최근 230개 이상의 환경 단체들이 의회에 서한을 보내 AI와 데이터센터가 ‘미국의 경제, 환경, 기후, 수자원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고 경고한 것이 그 증거입니다.
산업의 반격과 투명성의 요구
그러나 AI 산업계는 이러한 비판에 대해 반격에 나섰습니다. 새로운 산업 단체인 AI 인프라 연합(AI Infrastructure Coalition)은 AI의 환경 문제에 대한 우려를 언급하며, 물 사용량은 ‘미국의 골프장보다 적고, 최소한이며 종종 재활용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들은 매슬리의 글을 인용하기도 하며, 자신들의 입장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전 애리조나 주 상원의원인 커스틴 시네마(Kyrsten Sinema)처럼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를 옹호하는 정치인들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물론, 매슬리는 자신의 의견이 산업계의 대가를 받고 작성된 것이 아니라는 면책 조항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은 AI의 환경적 발자국에 대한 논의가 얼마나 첨예하게 진행되고 있는지 보여주는 동시에, 정확한 정보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합니다. 단순히 AI가 물을 ‘많이’ 혹은 ‘적게’ 쓴다는 이분법적 사고를 넘어, 구체적인 데이터와 투명한 소통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에디터의 시선
AI 기술의 발전은 인류에게 무궁무진한 기회를 제공하지만, 동시에 새로운 질문과 도전을 던집니다. 캐런 하오 기자의 1,000배 오보는 단순한 숫자의 오류를 넘어, 빠르게 진화하는 기술 분야에서 정보의 정확성과 미디어의 책임감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인공지능이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커질수록, 이를 보도하고 분석하는 과정에서의 엄격한 사실 확인은 그 어떤 때보다 중요해집니다.
이번 사건은 또한 대중의 AI에 대한 인식이 어떻게 형성되는지를 시사합니다. ‘AI는 에너지를 많이 쓴다’는 막연한 불안감은 실제보다 과장된 정보와 결합될 때 더욱 큰 사회적 파장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AI 산업계는 이러한 오해와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더욱 적극적이고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해야 합니다. 데이터센터의 효율성 증대, 재생에너지 사용, 그리고 물 재활용 기술 등 지속가능성을 위한 노력을 명확히 보여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궁극적으로 AI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비판적인 시각과 정확한 정보에 기반한 건설적인 논의가 필수적입니다. AI는 환경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거나, 혹은 ‘파괴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극단적인 주장을 경계하고, 객관적인 데이터를 통해 실제 영향을 파악하며, 이를 최소화하기 위한 기술적, 정책적 노력을 병행해야 할 것입니다. 이번 오보는 우리 모두에게 AI 시대의 정보를 소비하고 생산하는 방식에 대해 다시 한번 성찰할 기회를 제공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