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화가 나서 SNS에 불평을 막 늘어놓다가 나중에 후회해본 적 있으세요? 개인이야 그럴 수 있다 치지만, 한 나라의 정부가 그랬다면 어떨까요? 그것도 첨단 AI 기술을 가진 대기업을 상대로 말이죠. 오늘 제가 커피 한잔 시원하게 마시며 들려드릴 이야기는, 바로 그런 ‘트윗 먼저, 법은 나중에’ 전략을 구사하다가 판사에게 제대로 된 한방을 맞은 미국 정부와 AI 스타트업 앤트로픽의 법정 공방입니다.
이게 단순 계약 분쟁이라고요?
이야기는 인공지능 ‘클로드(Claude)’로 유명한 앤트로픽(Anthropic)과 미 국방부 사이의 계약에서 시작됩니다. 아니, 정확히는 계약을 직접 맺으려던 시점에서 갈등이 폭발했죠. 법원 문서에 따르면 미 정부는 2025년 내내 앤트로픽의 클로드를 아무 불평 없이 잘 사용해왔습니다. 앤트로픽 입장에서는 ‘안전 우선’이라는 브랜딩을 유지하면서도 국방 계약까지 따내는, 그야말로 ‘줄타기’를 잘 해왔던 셈이죠. 심지어 앤트로픽 공동 창업자 재러드 카플란은 자사 정책이 ‘미국인 대규모 감시 및 치명적인 자율 전쟁 금지’를 명시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정부가 앤트로픽과 직접 계약을 맺으려던 순간, 모든 게 틀어지기 시작합니다.
솔직히, 시작은 단순한 계약 분쟁이었습니다. 충분히 기존 절차대로 풀 수 있는 문제였죠. 그런데 미 정부는 이 과정을 무시하고 불에 기름을 붓습니다. 어떻게냐고요? 놀랍게도 ‘소셜 미디어’를 통해서 말이죠. 고위 관료들이 SNS에 설익은 정보와 비난을 쏟아내기 시작했고, 결국 이 발언들이 법정에서 스스로의 발목을 잡는 ‘자충수’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을 겁니다.
트윗 먼저, 법은 나중에? 이건 아니죠!
이번 사건을 심리한 리타 린 판사(Rita Lin)의 43페이지에 달하는 의견서에는 정부가 얼마나 무모했는지 상세히 나와 있습니다. 특히 판사의 분노를 산 부분은 정부가 앤트로픽과의 관계를 끊는 것을 넘어 ‘처벌’에 더 집중했다는 점, 그리고 그 방식이 ‘트윗 먼저, 변호사는 나중에’ 패턴을 보였다는 겁니다. 대통령 트럼프는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앤트로픽을 ‘좌익 똘아이들(Leftwing nutjobs)’이라고 비난하며 모든 연방 기관에 앤트로픽 AI 사용 중단을 지시했습니다. 국방장관 피트 헵세스 역시 국방부에 앤트로픽을 ‘공급망 위험’으로 지정하겠다고 공언했죠.
문제는 이런 막무가내식 발언들이 아무런 법적 근거가 없었다는 겁니다. ‘공급망 위험’ 지정은 특정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판사는 헵세스 장관이 이를 전혀 따르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심지어 정부 변호사들은 법정에서 앤트로픽이 ‘킬 스위치(kill switch)’를 구현할 수 있다는 증거가 없음을 인정해야 했고, 헵세스 장관이 ‘미군과 거래하는 어떤 업체도 앤트로픽과 사업할 수 없다’고 말한 것 또한 ‘아무런 법적 효력이 없다’는 점을 시인했습니다. 어디 길거리에서 시비 거는 동네 건달도 아니고, 국가 기관의 장이 말 한마디로 이런 무책임한 발언을 했다는 게 믿기시나요?
판사의 일침: 이건 ‘표현의 자유’ 침해다!
판사는 정부의 이런 공격적인 소셜 미디어 게시물들이 앤트로픽의 ‘수정헌법 제1조(표현의 자유)’ 권리를 침해했다는 주장이 설득력 있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정부가 앤트로픽의 ‘이념’과 ‘수사학’, 그리고 그 신념을 타협하지 않으려는 ‘오만함’ 때문에 공개적으로 처벌하려 했다는 거죠. 한 마디로, 계약 분쟁을 엉뚱한 ‘문화 전쟁’으로 몰고 가려다 호되게 당한 셈입니다.
에디터의 시선
이번 앤트로픽 사건은 AI 시대에 정부와 기업의 관계가 얼마나 복잡해질 수 있는지, 그리고 공적인 영역에서 ‘말’의 무게가 얼마나 중요한지 여실히 보여줍니다. 특히 소셜 미디어가 사회 곳곳에 깊숙이 침투한 상황에서, 정부 고위직의 경솔한 발언은 단순한 해프닝을 넘어 국가의 신뢰와 법의 권위까지 흔들 수 있다는 교훈을 남겼죠. ‘트윗 한 방’으로 모든 걸 해결하려던 정부, 결국 자충수가 되고 말았습니다. AI 기술이 발전할수록 윤리, 법률, 그리고 소셜 미디어 리스크까지 아우르는 복합적인 시각이 필요해지는 이유 아닐까요? 이쯤 되면, 과연 정부는 ‘말’의 무게를 얼마나 알고 있을까 하는 씁쓸한 질문이 남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