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또 하나의 기술’인가 ‘세상을 바꿀 흐름’인가: 거버넌스 격차에 대한 경고

GPT-5, 클로드, 구글 모델 등 최신 AI 기술의 진보는 매일같이 헤드라인을 장식하며 우리를 놀라게 하고 있습니다. 특히 ‘Humanity’s Last Exam’이나 ‘FrontierMath’와 같이 과거 AI 시스템이 취약했던 영역에서조차 눈부신 개선을 보이며, 일부에서는 인공일반지능(AGI)의 도래가 임박했다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기도 합니다. 그러나 오늘날 AI 기술의 발전 속도만큼이나, 혹은 그보다 더 중요하게 논의되어야 할 지점이 있습니다. 바로 기술의 방향성을 제어하고 잠재적 위험을 관리할 ‘거버넌스’ 문제입니다.

기술 발전의 현주소와 낙관론의 근거

버클리 캘리포니아 대학교의 저명한 컴퓨터 과학 교수이자 AI 분야의 권위자인 스튜어트 러셀은 현재의 AI 모델들이 예상되는 발전 궤도에 맞춰 꾸준히 진화하고 있음을 지적합니다. GPT-5를 비롯한 주요 모델들은 과거 튜링 테스트 통과 불가론, 자연어 처리의 한계, 자율 주행 불가능 등의 주장들을 무색하게 만들며, 전문가들의 예상을 뛰어넘는 속도로 역량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AI가 인간 수준에 도달할 경우를 상정하여 수 조 달러가 투자되고 있으며, 지난 몇 년간 수많은 새로운 아이디어가 현실화된 것을 보면, 이러한 기술적 진보는 단순한 과장이 아닌 실제 변화의 흐름임을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경고등 켜진 AI 거버넌스: 정책의 오해와 위험

하지만 러셀 교수는 AI 기술의 눈부신 발전 이면에서, AI 거버넌스와 안전에 대한 전반적인 환경은 ‘좋지 않다’고 단호하게 경고합니다. 기후 변화 문제처럼 규제에 대한 강력한 저항이 존재하며, 이는 문제 해결보다는 ‘모래 속에 머리를 파묻는’ 식의 태도에 가깝다고 비판합니다. 그는 정책 입안자들이 AI 발전 추세가 지속될 경우 발생할 변화의 ‘규모’를 오해하고 있다는 점을 가장 큰 단절로 꼽습니다. 많은 기업 및 정부 관계자들이 AI를 그저 ‘경제적으로 강력할 또 하나의 기술’로만 여기며, 인간 수준의 AI에 근접할 때 세상이 얼마나 크게 변할지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가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러셀 교수 또한 처음에는 자신의 연구에 대한 흥분으로 잠재적 위험에 대해 스스로 눈을 가렸음을 인정하며, 이는 인간적인 편향일 수 있다고 고백합니다. 그러나 1% 또는 심지어 0.1%의 작은 확률이라 할지라도 수십억 명의 인명 피해를 초래할 수 있는 사고의 가능성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강조합니다. 그는 실존적 위험에 대한 논의를 ‘비관론자(doomer)’의 주장이나 ‘공상과학’으로 치부하는 시각이 주변적인 것으로 여겨지기를 희망하며, 이는 대다수의 선도적인 AI 연구자와 CEO들이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역설합니다.

에디터의 시선: 기술 가속화 시대, 우리의 책임은?

AI 기술의 발전 속도가 가히 폭발적인 지금, 러셀 교수의 경고는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통찰을 제공합니다. 기술은 ‘예상된’ 궤도 위에서 꾸준히, 그러나 놀라운 속도로 진화하고 있지만, 이를 담아낼 사회적, 제도적 그릇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역설적인 현실을 직시해야 합니다. 수 조 달러가 초인공지능 개발에 투입되는 동안, 과연 우리는 그 잠재적 위험을 최소화하고 인류에게 이로운 방향으로 이끌기 위한 거버넌스 구축에 얼마나 많은 자원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을까요?

러셀 교수가 언급한 ‘버블’은 단순히 시장의 과열을 넘어, AI의 잠재적 위험에 대한 사회 전반의 안일함과 무지의 버블일 수 있습니다. 우리는 AI를 통해 엄청난 경제적,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낙관론에만 매몰되어, 이 기술이 가져올 수 있는 근본적인 변화의 규모와 그에 따른 위험을 과소평가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자문해야 합니다. 선도적인 연구자들과 CEO들이 이미 심각하게 여기는 ‘실존적 위험’ 논의를 더 이상 ‘공상과학’으로 치부해서는 안 됩니다.

지금이야말로 기술 개발자, 정책 입안자, 그리고 일반 대중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AI의 미래에 대한 진지한 대화를 시작해야 할 때입니다. 혁신을 늦추자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책임 있는 혁신(Responsible Innovation)’을 추구하며, 기술의 진보와 함께 사회적 안전망과 윤리적 가이드라인을 동시에 구축해 나가야 합니다. AI가 인류에게 번영을 가져올 ‘축복’이 될지, 아니면 예측 불가능한 ‘위협’이 될지는 오직 우리의 현명한 선택과 행동에 달려 있습니다. 이 중대한 전환점에서 우리는 더 이상 ‘모래 속에 머리를 파묻고’ 있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